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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_생활의발견

혹시 '아줌마'라고 불리우고 있는가?


<수다쟁이 by 쏭> 난 커리어우먼인가? 아줌마인가? 


결혼하고 두 달여쯤 지났을 때 회사에서 월요일 조회시간이었는데..
사장님께서 나를 포함한 몇몇 결혼한 여직원들에게
"이제 우리 회사 여직원들이 거의 다 아줌마네...아줌마..아줌마 ..."
라고 말씀하셨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회사의 기혼여성을 회사의 전직원이 앉아있는 자리에서 계속 '아줌마'라고 뭉뚱거려서 지칭하셨다.

그 때 소심한 평소의 나답지 않게 울컥하는 마음에 '아줌마가 아니라 기혼여성이죠!! 결혼한 남자직원들을 회사에서 아저씨하고 부르진 않잖아요"라며 억울한 마음을 드러냈었다.

아줌마..
보통 결혼한 여성을 지칭하는 말이니 나한테 써도 무리가 없는 말이다. 하지만 아줌마라는 말에는 단지 그런 뜻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줌마의 한 사람으로서 그 우월성을 인정하는 바이지만 뽀글이 머리, 긴장감없이 늘어진 살, 굵어진 팔뚝, 억척스러움, 외모에 무관심한 모습, 투박스러움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런 이유로 결혼한지 얼마 안된 새댁이나 아기가 없는 여성들, 젋게 살고자 하는 여성들은 정색하며 거부한다. 그래도 일상생활에서 아줌마로 불리는 것은 그냥 넘길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조회시간에 그렇게 아줌마라는 말에 흥분한 것은 회사의 공식적인 자리에서 아줌마라고 불리웠기 때문이었다.

사진-인터넷발췌(이지데이)



회의가 끝난 후에도 궁시렁거리는 나에게 상사분께서 한 마디 조언을 해주셨다.
"회사 내에서 결혼했다고 무조건 아줌마라고 불리는 것은 아니다.  회사에서 능력을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있고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여성에게는 결혼했다는 이유로 쉽게 아줌마라고 부르지 못한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분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오히려 나에게 회사 내에서의 나를 비롯한 여직원들의 능력과 위치를 되돌아보고 반성의 기회를 주었다.  난 과연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는가? 일하는 나를 멋진 커리어우먼으로 보는가? 회사에서는 아줌마가 아니라 커리어우먼이어야 맞다. 아직도 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아줌마 운운한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회사에서 아줌마란 말에 억울해 할 만한 자격이 있었는가도 역으로 고민하게 되었다.

여자이기 때문에 부당하게 차별받는 일도 적지 않지만, 회사 내에서 여성의 위치는 남들이 만들어주는 것보다 여성 자신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부분이 크다고 본다. 일에 대한 열정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인정받는 여성이 된다면 집이나 마트에서는 아줌마로 불릴지언정 회사에서 멋진 커리어우먼으로 우뚝 설 수 있으리라... 조회시간의 이 사소한 일은 여성인 내가 앞으로 일하면서 풀어야 할 숙제를 던져주었다.

나는 커리어우먼인가? 아줌마인가?
지금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나에게 계속 질문을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