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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_생활의발견

바보 대통령, 편히 가소서


<노무현 前대통령 영결식 by 쏭> 오늘은 조용히 그를 보내야 겠습니다.


이제 몇 시간 후면 노무현 대통령의 영결식이 시작되겠네요.

평소 정치에 무관심하고, 아는 것이 없는 사람으로서 염치없이 그의 죽음에 대한 정치적 소견이나 편가르기 식의 글은 쓰고 싶어도 못 씁니다... 다만 인간적으로 그의 안타까운 죽음과 유가족의 슬픔에 경건한 마음으로 조의를 표하고자 몇 자 적어봅니다.

 

인터넷에 노 대통령의 생전 모습과 어록, 죽음에 대한 기사와 추모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를 추억하는 그 수많은 기사들 속에서 국민들의 관심과 슬픔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글 중에서 근거없는 억측과 현 정부에 대한 분노, 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노력들도 읽을 수 있습니다. 노 前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순수한 애도의 마음이 어느 새 분노로 물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이 세상에 마지막 하직인사를 하는 오늘만이라도 모든 것을 떠나 그의 영면을 기도하고 슬퍼하고 그의 인간적인 면을 기억하면서 조용히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도 자신의 죽음이 누군가를 향한 공격과 분노를 증식시키는 것보다는 국민의 마음을 하나되게 하는 것을 원할테지요. 그리고 국민 누구보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악으로 버티고 있을 그의 가족들을 위해 힘을 더해주고, 슬픔을 덜어주고,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진심으로 함께 해주는 것이 우리의 도리인 줄 압니다.

 

<그의 인간적인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사진-인터넷 발췌)>


지금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국민들에게는 시간이 지나면 가슴 따뜻하고 인간적이던 서민대통령으로 남겠지만
, 그의 가족에게 그는 죄인입니다. 망연자실 지아비와 아버지를 잃고 자책감 속에 살아야 할 권양숙 여사, 아들 노건호 씨, 딸 노정연 씨, 자전거를 같이 타고 과자를 입에 넣어주시던 다정다감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찾을 손녀에게 그가 스스로 택한 죽음은 너무나도 큰 슬픔이자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 테니까요.

 

저는 오늘 죄인(?)인 그와 그의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조용히 보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