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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_World/Turkey_터키

혼자 떠난 여행, 외롭지 않았던 이유

<터키여행 by 쏭>사람과 함께 한 여행


여자 혼자 여행하다보면 늘 곁에 있던 사람들이 그립고, 낯선 장소에서 모르는 사람이 다가오는 것이
무섭고, 같은 곳을 여행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어서 행복해지기도 한다.

난 항상 비슷한 생활패턴과 게으름때문에 늘 같이 있는 사람,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 내가 만든 작은 틀 안에서 지내왔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것에 소극적인 나를 더 많은 사람들 속을 비집고 들어가게 했다.

이번 여행에서 8박9일동안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보냈다. 터키인도 있고, 한국인 여행객들도 있고, 터키에서 사는 독일인 아주머니도 있었다. 그들은 여행 중인 나에게 손짓과 눈빛으로 대답해 주었고, 터키의 아름다운 모습에 같이 감탄하고, 외로운 시간을 같이 해주고, 처음보는 나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여행은 혼자 있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혼자가 아님을 깨기 위해 가는 것임을 이번 여행을 통해 느꼈다. 내 여행에 추억을 더해준 그들을 추억해본다.



이스탄불 숙소의 알리

타키에 도착한 첫 날!  밖에는 비도 오고 아직 낯설어서 숙소에 혼자 앉아 있는데 선뜻 탁심광장에 가자고 제안해준 알리. 튤립게스트하우스의 주인 동생이다. 영어도 잘하고 모범생 스타~일. 저렴하고 맛있는 식당에서 저녁식사도 같이 해주고 비오는데 탁심거리를 열심히 구경시켜 주었다.

   

<탁심광장 어느 식당에서 알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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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숙소에서 만난 선생님들

이스탄불 숙소에 막 들어갔을 때는 도미토리 아무도 없었다. 다행히 알리와 저녁식사를 하고 오니 여자 한국인 분이 있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 늦은 시간에 남자 한국인 분도 숙소에 들어왔다. 알고보니 두 분 다  선생님이었다. 다음 날, 숙소 주변을 구경한 적 있는 여자 선생님 덕분에 걸어다니면서 알찬 구경을 했다. 남자 선생님은 아직 손에 익지 않는 카메라로 좋은 사진을 많이 찍어주었다.
두 분 덕분의 이스탄불 곳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에미뇌뉘 부둣가에서 고등어 케밥집 앞에서 여자 선생님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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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밸리 하이킹의 추억, 자난언니와 터질라 영석군
 

카파도키아 숙소에서 만난 자난언니와 영석군, 여행 중에 가장 많이 웃고 자유로웠던 것 같다.
특히 로즈밸리의 멋진 광경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벅차다. 자난언니의 가이드로 우치하르 성과 로즈밸리하이킹을 했다. 내 여행에 없어선 안될 하루였다. 둘 다 장기여행객들로 초보여행자인 나에 비해 확실히 여유가 있고 여행을 즐길 줄 아는 멋진 사람들이었다.

<셋이서 찍은 사진, 영석군 선글라스 속 자난언니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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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도키아 우치하르 성에서 만난 한국인 여자분과 결혼한 터키 남자분과 7개월된 아들

자난 언니와 터질라 영석군과 우치하르 성을 내려오다가 한국인 여성분 두분을 만났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두 분 중 한분이 터키인 남자와 결혼해서 카파도키아에 살고 있다고 했다. 우치하르 성 아래에 내려가 보니 남편 분과 7개월 된 건강한 아이가 있어 인사했다. 국경을 넘은 사랑.^^


<우치하르 성에서 만난 한국인 여성분과 결혼한 터키인과 그들의 귀여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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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제 마을의 유명인, 와인가게의 무스타파 아저씨

 와인가게를 운영하면 인간미 있고 친절한 것으로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유명한 무스타마 아저씨와 아줌마.
아줌마 사진은 못찍었는데 애플티와 쿠키도 주시고 웃는 얼굴로 맞아주셔서 너무 좋았다. 시린제 마을에서 떠날 무렵에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무스타파 아저씨와 한 컷!!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인기만점, 무스타파 아저씨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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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제마을에서 만난 고마운 인연

시린제마을에서 셀축 시내로 오는 버스에서 만난 일행. 셀축에서는 혼자 여행했기 때문에 사람이 많이 그리웠었다. 그 때 만나서 저녁식사도 같이 하고 셀축을 떠나기 전까지 함께 해준 고마운 분들이다. 그들과 한 저녁식사는 정말 맛있었다. 사람좋은 인상에 언니처럼 잘 챙겨주시던 분, 터키남자분들께 인기가 많았던 이쁜이 선생님, 깜찍한 얼굴에 그림솜씨도 좋았던 선생님, 털털하고 귀여운 인상에 비해 애늙은이같이 이쁜 여자분들을 보호하던 듬직한 총각. 두 분 빼고는 다들 여행에서 만나 일행되었다고 한다.
연락처를 적지 못해 고마움을 전하지 못한 게 참 후회된다.

  

<셀축의 마지막 날, 고마운 일행들과 즐거운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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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이스탄불, 숙소 도미토리에서 만난 유쾌한 친구들

셀축에서 야간버스 타고 새벽에 도착한 이스탄불, 셀축 오토갈에서 만난 상우와 함께 튤립게스트하우스로 함께 갔다. 도미토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 한국인 ㅡㅡ;; 카파도키아에서 만났던 친구도 있었다. 여행을 마친 사람들은 곧 떠났고, 나머지 사람들과 함께 이스탄불 구경에 나섰다. 다 나보다 젊었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열정과 인생에 대해 고민할 줄 아는 멋진 친구들이었다. 생각많고 활달한 카투사 출신 약대생, 시원시원하고 이쁘고 살가운 동생같은 피부미용사, 순딩이 귀염둥이 카이스트 생. 진지하고 성실한 의대생.
잠깐 같이 있었지만 역사적 지식을 풍부했던 선생님. 다양하고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던 그 친구들의 에너지가 지금도 느껴지는 것 같다.
  

<헤어지는 순간, 트램정류장에서 서로 마주보며..쿨하지 못했던 이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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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동물친구들..ㅎㅎ

터키엔 고양이들이 참 많다. 도둑고양이들도 다 깨끗하고 이쁘다. 웅크리고 있는 게 넘 귀엽다.^^ 
그리고 여행도우미로 개들도 많이 활약한다. ㅎㅎ



물론 여행에서 좋은 사람만 있는 것을 아니었다. 그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기분이 별로다.
하지만 터키여행을 좋은 추억으로 남게 해준 사람들..동물친구들 덕분에 그 들이 있는 사진을 보면서 내 여행을 기분좋게 추억할 수 있어 감사한다. 나에게 터키여행은 내가 사람들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였고, 행복한 추억과 친구들을 선물받은 귀한 시간이었다. 그들에게 나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여행의 한 조각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내가 그러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