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은 태권도인이다.
학창시절엔 선수로, 사회에선 태권도전문 기자로..지금은 태권도 봉사단원으로서 진심으로 태권도를 사랑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태권도의 발전을 기원하는 사람이다.
그에겐 태권도가 생활을 위한 돈벌이나, 입신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평생을 같이 할 친구이자 동반자이다.

때론 태권도계의 불미스러운 일에 한숨지며 실망하기도 하고, 속상해하기도 하지만 그의 입에서 태권도를 비하하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내가 내 남편을 좋아하게 된 이유도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습과 열정때문이다. 예나 지금이나 그 열정이 부럽고 또 존경스럽다.

20년 훌쩍 넘는 시간동안 태권도 함께 한 그 사람이 요즘 많이 힘들어했다.
이집트에서 봉사단원으로서 하는 마지막 큰 프로젝트인 아스완 태권도장 건립과 함께 현지인들과의 마찰이 그를 많이 지치게 만들었던 거 같다.전화로 듣는 남편의 기운없는 목소리에 마땅한 격려의 말조차 제대로 해주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 내가 여기서 해줄 수 있는 거라곤 남편의 걱정을 대신 하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믿고 응원해주는 것 뿐이었다.

그러다가 남편이 힘든 이유를 혼자 곰곰히 생각해 봤다.
남편이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하기 때문이라는 내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사실 남편도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태권도 봉사단원으로서 현지 아이들에게 태권도만 열심히 가르치고, 수련생들이 어영부영해도 그냥 넘어가고 편하고 좋은 사범님으로 남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가장 쉬운 길일테니깐..

하지만 남편은 어려운 선택을 했다.
태권도에서 중요한 건 올바른 정신이라며 예의를 강조하고 태권도 수련시간에 나와 시간만 떄우고 친구들과 장난치며 분위기를 망치는 수련생, 진지하게 태권도와 태권도 정신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 수련생들의 모습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다그치고 바로잡으려고 목이 쉴 정도로 소리지르면서 무서운 사범님이 되는 것을 자청했다, 그리고 태권도장이 없어 흙바닥에서 맨발로 돌이나 유리조각에 찔려가며 수련하는 아이들이 안쓰러워 태권도장을 직접 계획하고 지금 건립 중이다.

남편이 아스완 아이들에게 태권도장을 지어주고 싶다고 처음 얘기했을 때, 그저 희망사항이겠거니 헀다. 구체적으로 태권도장 건립 기안서를 만들 때도 그것이 현실화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머리 속에만 있던 태권도장이 이제 아스완의 한 클럽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마음만 있었지 아무도 실행하지 않았던 일, 매일같이 공사현장에 나가 말도 잘 통하지 않는 현지인들과 부딪혀야 하는 그 수고로움을 선택했던 것이 남편이 힘들어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사서 고생이다고 할 수도 있고, 자기 몸 아끼지 않고 뛰어드는 것이 미련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진심을 알고 있는 나는 그의 어려운 선택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쳐 나온 것인 줄 알기 때문에 항상 응원할 수 밖에 없다.

남편은 자신이 한 약속과 선택을 스스로 책임지며 힘든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좋은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로 일이 꼬일 수도 있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상처줄 수도 있을 것이고, 때론 실수도 하겠지만...남편은 현명하게 잘 헤쳐날갈 거라 믿는다.


한비야의 '그건 사랑이었네."란 책에서 남편에게 힘이 될 만한 글을 발견했다.

천길 벼랑 끝 100미터 전.
하느님이 날 밀어내신다. 나를 긴장시키려고 그러시나?
10미터 전, 계속 밀어내신다. 이제 곧 그만두시겠지.
1미터 전, 더 나아갈 데가 없는데 설마 더 미시진 않을 거야.
벼랑 끝, 아니야, 하느님이 날 벼랑 아래로 떨어뜨릴 리가 없어. 내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너무나 잘 아실테니깐.
그러나, 하느님은
벼랑 끝자락에 간신히 서 있는 나를 아래로 밀어내셨다.

..............

그때야 알았다.
나에게 날개가 있다는 것을.


남편이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새하얗고 멋진 날개로 비상할 것을 의심치 않으며 마음을 다해 응원해본다.
울 서방님 화이팅!!!! 사랑합니다.



  1. Favicon of https://lifew.tistory.com BlogIcon 해니 해니(haeny) 2010.02.16 06:02 신고

    감사합니다. 또 감사합니다. 힘든 날 자기와 함께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리며 견딜때가 많아요. 오늘 뜻하지 않게 자기가 응원해 준 글을 읽으니,,, 답답한 가슴이 모두 쓸어 내려져 가는 듯 하네요. 늘 묵묵히 내가 하는 일에 든든하게 후원하고 응원해줘 감사할 뿐입니다. 사랑해요. - 해니


난 책을 읽는다.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낀다.
그런데 책을 덮는 순간,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 까맣게 잊어버린다.
끝이 허무한 영화를 본 기분이다.
다독을 하는 열성독자도 아니고,
책의 내용을 깔끔하게 분석해 내는 지식인도 아니다.
단지 책이 말하고 있는지, 나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만 기억하고 싶다..ㅡㅡ;;
그래서 몇 자씩 적어놓으련다.
내가 무슨 생각으로 책을 읽는지 기억하기 위해.
돌에 새긴다는 기분으로..^^





- 그래도 계속 가라 (Keep Going), The Art of Perseverance
- 조셉 M. 마셸 ㅣ 유향란 옮김
- 조화로운삶


"희망을 향해 내디딘 연약한 한 걸음이 
 맹렬한 폭풍보다 훨씬 더 강하단다."








난 언니오빠집에 가면 책도둑이다.
읽지도 않으면서 욕심을 부린다.
이 책 역시 한달 전에 오빠가 생일선물받은 책을 몰래 가져와 읽었다.ㅡㅜ

내가 살아 온 서른 해..
인생은 녹록치만은 않았다.
살만하구나 맘 놓으면 힘들구나 바짝 긴장하게 한다.

삶이 어디 인간에게 맞춰주던가..우리가 원하는대로 달콤하기만 하던가. 
삶은 개개인에게 관심이 없다. 기쁨을 주려는 것도 고통을 주려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냥 삶 그대로 흐르고 있을 뿐이다.
인간은 그 안에서 온갖 감정과 고비를 온 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인간은 자신에게 생명,사랑,행복,기쁨,환희,믿음,행운만이 있기를 바라지만
죽음,가난,고통,슬픔,배신,절망,분노는 끈질기게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이 책은 나에게
인생의 밝음과 함께 분명 어두움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지혜.
고난을 자신을 강하게 해주는 기회로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생각.
고통 속에서 마지막 한 발짝 내디딜수 있는 용기.
를 가지라고 말한다.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한 걸음만 더 내딛어보라고...그런 다음에 결정하라고 한다.

결국 인생이란 여행은 우리가 선택한 길로 우리를 이끌어간다.
내가 했던 선택이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만든다.
안주할지 도전할지,
정의인지,개인적인 이익인지
부와 권력인지, 동정과 베품인지.

고난의 순간 역시 선택의 기로에 선다.
포기할지 계속 나아갈지..


혼란스러운 서른 살의 나.
그동안 쉽게 포기했기 때문에 지금도 계속 흔들리고 있는 거 같다.
하지만 지금 난 무수히 떠오르는 생각과 걱정들로 무거워진 한 걸음 내딛기 위해
오늘도 포기하려는 나와 싸우고 있다.
나의 선택이 맞기를 바라면서..
가보는 거다. 가는거야~~~ㅎㅎ



―――――――――――――――― 밑줄 긋다.

"어려운 일들, 그러니깐 슬품이든 배고픔이든 가난이든 질병이든 죽음이든지 간에,
그것들을 자신의 삶 속으로 초대하는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란 좀처럼 없는 법이란다.
하지만 삶이 네 여정 한복판에 역경을 갖다놓았다면, 너는 그것으로부터 강인함을 배울 기회를 얻게 되어 있단다. 그것이야말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선물이지." -본문 30p


"그늘을 만드는 것은 그 어떤 것이라도 빛의 근원보다는 작기 마련이라는 점을 항상 기억하려무나."
-본문 36p


"사람은 언제나 음지를 피할 수만은 없다는 사실이지."
-본문 37p


"자신의 두려움때문에 자신이 실제보다 숲을 더 어둡게 생각했다는 사실을 절대로 깨닫지 못했을 거 같아요. ..... 숲 속으로 들어가려 하지 않은 사람은 그늘도 삶의 일부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겠죠."
-본문 40p


"여행의 마지막 순간에 네가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인가는 앞으로 네가 여행을 하면서 만들어 가게 되어 있단다. 네가 선택한 서로 다른 길들에 의해 네 인생이 완성되어 가는 법이지. 네가 한 선택과 그 길이 너를 이루어 가고 있는 모습에 더해지거나 빠지는 거야." -본문 48p

 
"약점이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것 자체가 바로 크나큰 약점이거든.... 네 장점으로 눈이 멀어서는 안된단다. 장점이 있다고 여기는 것과 장점을 지니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하려무나. ........ 네가 살고 있는 그 순간의 너 자신을 받아들이도록 해라. 어차피 지혜란 장점만이 아니라 약점 가운데서도 얻어지는 법이니까." - 본문 61p


"내 생각에는 희망과 절망 사이에 어떤 공간이 있는 것 같구나. 우리는 어느 쪽으로든 갈 수가 있단다."
- 본문 150p


"과거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현재를 살아가다 보면 미래는 좀 더 편안하게 만들 수 있단다. -본문 154p



"노력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이루는 것 또한 없는 법이란다. ....노력하지 않는 것은 자기 스스로를 배신하는 행위란다.
..........승산이 별로 없는 상황을 맞이했을 때에 한 걸음 더 내딛는 것이 아무리 쓸데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라도, 우리는 그렇게 해야만 하느니라. 그것이 얼마나 미미하건 우리가 한 걸음만 더 내디딜 수 있으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는거야. 결국 그런 한 걸음들 중의 하나가 차이를 만들게 되지." - 본문 166p 


 "그래도 계속 가라." - 본문 194p 

 <by 쏭>

  1. 2011.02.04 11:14

    비밀댓글입니다

  2. 티케이 2011.02.04 11:15

    참 잘보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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