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평범하고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는 나는 이따금
'다른 디자이너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그들의 디자인만큼 항상 새롭고 특이하고 재미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에게 붙여진 디자이너라는 명함이 과연 일에서만 쓰여지는 일종의 직함일 뿐인지..
내 인생, 내 사랑, 내 생활에서도 다르게 생각하고 새롭게 디자인해야지 진정한 디자이너가 되는 건 아닐까. 나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해본다.

이 때 내 손에 들린 책이 카림 라시드의
나를 디자인 하라_  design yourself

나를 디자인하라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카림 라시드 (미메시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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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의 디자인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디자인을 하고 있는 작가는 우리나라의 현대카드 디자인과 호텔 인테리어 등을 한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화가인 이집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해 어렸을 때부터 개방적인 가정교육과 환경을 통해 자연스럽게 건축과 디자인의 길을 걷는다..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을 하고 있는 이 디자이너의 글이 하나의 영역에 머무르고 있는 나에게 그 답답한 벽을 깨트리는 변화의 밑거름이 되길 기대하면 책장을 열었다.

이 책의 내용은 네 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다.

LivE - 당신의 생활을 디자인하라
LovE - 당신의 사랑을 디자인하라
WorK - 당신의 일을 디자인하라
PlaY - 당신의 휴식을 디자인하.

목차만 봐도 다른 성공한 디자이너의 삶을 들여다보기에는 적합할 거 같았다.


live
생활에서 그는 간소화를 외친다.
불필요한 가구, 물건, 사람, 뱃살, 음식에서 벗어나라고 충고한다.
주위를 정말 필요하고 소중한 것들로 비우라고(?)
내 주위를 한번 둘러보았다.
몇 개월 지난 카드영수증, 1년 전에 그만 둔 회사 명함. 년도가 지나버린 다이어리..
몇 년째 버리지 못하고 쌓아둔 옷들.
그리고 과감하게 그것들을 버렸다.
그러자 조금씩 정말 내게 필요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저분한 방이 조금씩 정리가 되고, 옷장과 책장도 여유있어졌다. 
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유익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love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지만 둘이 하나가 되면서 내가 없어지는 경우가 되기도 한다.
항상 공동의 것을 공유하고 개인보다 둘을 먼저 생각해야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연애, 결혼생활이지만.
둘의 시간과 공간의 소중함만큼 각자의 일,생각,생활을 존중해 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그 생각에 나는 동감한다. 현실은 어쩌면 남들처럼 서로에게 의존하고 나보다 둘이 항상 먼저이고 상대방의 것을 다 공유해야만 속이 시원할 지라도.. 내 머리 속은 서로의 생활을 인정하고 각자의 결정을 믿어주는 독립적인 생활 또한 존중해야 된다는 것이 밎다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의존하는 삶은 어느 한쪽을 무능력하게 하거나 지치게 할 수 있는 확률이 비교적 높다고 본다. 독립적인 삶이란 자신의 스타일대로 살면서 상대의 스타일도 인정하는 것이지 않을까.

work
배우는 방법을 배워라.
다양한 사람, 모임, 문화를 접하라.
보고, 느끼고, 냄새맡고, 맛보고, 감각을 활용하라.
앞을 가로막는 난항을 만나면 기회로 봐라.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긋지 말라.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방법을 배우라.
용기를 잃지 마라..등등
어쩌면 다른 자기 계발서에서 본 듯한 내용들일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더 디자이너를 염두에 둔 조언이라는 것.
바로 생활에 적용이 가능한 것.
그래서 행동할 수 있는 것. 그것을 작가는 이 부분에서 이 책을 읽고 있는 디자이너들에게 얘기해주고 있는 것 같다.

play
노는 것과 휴식하는 것도 영리하게..
여행,쇼핑의 노하우나 작가의 생활 팁, 일과 구분짓지 않는 휴식, 바람직한 수면방법 등을 알려주고 있다.


작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부터 생활의 큰 흐름을 잡아주는 것까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선배디자이너로서 조언해주고, 남자로서 사랑에 대한 생각을 들려주고, 디자이너로서 단순화된 생활을 통해 복잡한 인간을 이해하는 디자인을 하는 것을 항상 목표로 하는  작가는 나에게 생활과 디자인의 연관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와 디자이너로서의 나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과제를 동시를 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글이 너무 개인적인 취향과 가치관에 편중되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해본다. 자신의 좋아하는 주거환경, 색, 디자인스타일, 패션, 화장품의 브랜드와 제품까지 ..세세하게 말하고 있어 강요 아닌 강요를 받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과연 이 작가가 자신이 써놓은 글대로 모든 걸 강압적으로 시키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는 것은 안다. 자신의 아주 개인적인 애기까지 들려주면서 독자가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생활과 일, 사랑과 휴식을 현명하게 디자인해 가길 원해서일 것이다. 어떤 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적용할 지는 책을 읽은 우리 독자의 몫일 것이다.

내가 얼마만큼 이 책에서 작가가 하는 말을 받아들이고 또는 공감하지 못하는지 확실히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아주 사소한 것에서 새로운 변화를 조금씩 즐기게 되었다는 건은 확실하다.
예를 들면 내 주변을 비우는 것,  수동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는 것, 메니큐어 색상을 확 튀는 옐로우로 바꿔보는 것처럼 남이 모르는 나만 아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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