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신경숙 (창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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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로 내려가는 기차 안.
집을 나서기 전, 역시나 언니집에서 몰래 가져온 책을 무작정 가방에 집어 넣었다.
우연이라고 생각하지만,아빠,엄마 병간호를 위해 가는 착잡한 마음이라 이 책이 더 눈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는 3시간여 동안, 계속 난 울었다.
가슴 안을 천천히 차오는 것 같은 울음, 얼굴을 찡그리며 참아야했던 울음. 마지막 여운같은 울음이 계속해서 찾아왔다. 감동이 아닌 자책의 울음이었던 것 같다.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불안하게 서 있지만 아직 엄마라는 테두리 안에 보호받고 싶은 나.
하지만 엄마는 언제부터인가 내가 보호받는 게 아니라 내가 보호해야 될 분이 되어가고 있다.
아직 정신적으로는 성인이 되지 못한 나는 그 사실이 받아들이는 것이 속상하고 힘들다.
그래서 이 책이 더 가슴아프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이 책은 지하철역에서 잃어버린 엄마를 남편과 4남매가 찾으면서 시작한다.
엄마의 실종. 엄마의 부재를 통해 그들은 아내,그리고 엄마와의 잊은 줄 알았던 기억과 추억을 끄집어낸다. 
그제서야 오랜 세월 엄마의 상처,고뇌,슬픔이 전해져온다.

엄마는 원래 엄마란 이름으로 태어난 줄만 아는 어리석은 우리들에게
밖으로만 떠돌았던 한 남자의 아내, 억척스럽게 키워낸 4남매의 엄마가 아닌
여자,,,세월이 준 상처에 강하지 못해 속으로 병이 들어버린 연약한 여자가
바로 우리들의 엄마임을 깨닫게 해준다.

이 작품 속의 실종된 엄마는 정신을 놓은 채 추운 겨울, 세상에 어디에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찢어진 파란 슬리퍼에 발가락에 상처난 채로 떠돈다. 가족들은 여기 저기서 발견되는 엄마의 흔적을 쫓아가보지만 결국 찾지 못한다.  암시적으로 새가 된 엄마의 영혼이 막내딸 집에서 두 딸들에게, 엄마가 정신적으로 의지했던 비밀스러운 존재인 한 남자에게. 시골집에 있는 남편과 시누이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어릴 적 엄마와 자신이 살던 집에서 엄마의 품에 안긴다. 영원한 안식처. 편안한 잠으로 빠져든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희생하고 살아온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는 곳 역시 자신의 엄마의 품이였던 것이다.
나 역시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다가 엄마에게 돌아가 편안한 안식을 찾을 것이다.
내가 엄마가 되면, 엄마처럼 할 수 있을까. 깨진 유리파편처럼 파고 드는 자식들의 원망과 질타,무관심을 무던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엄마,,내 생명의 근원..내가 위로받을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
내가 엄마에게 상처만 주는 딸이 아니었길..가끔, 아주 가끔은 삶의 한 줄기 희망이 되어준 딸이었기를 ..
무리한 바램을 가져본다. 
    
엄마..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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