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사랑 by 쏭>늙은 아내를 위한 소박한 사랑

6개월만의 친정나들이.

사실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에 살짝 걸쳐 있어 시골집(전남 나주)에 비가 내린다고 해서 갈까말까 망설였었다. 그래도 다녀오는 것이 마음 편할 거 같아 서둘러 출발했다.

문 앞까지 나와서 기다리고 계시는 아빠. 안에서 막내딸 줄 저녁 준비하시는 엄마. 단촐한 시골집이 날 반겨주는 부모님이 계셔 더욱 정겨웠다. 여름이라서 마당에 있는 작은 꽃밭이 이름모를 꽃과 나무들로 빼곡했고 걱정과는 달리 날씨는 쨍 소리 날 만큼 맑았다.


시골집에서의 둘째날.

아빠가 안보이셔서 찾아보니 집 뒤에 있는 조그만 텃밭에 계셨다. 예전에 왔을 때는 없었던 복분자 나무들 사이에 계셨다. 여러 지병으로 체력이 많이 약해지신 엄마에게 복분자가 좋다고 해서 올해 심으셨다고 한다. 시장에 가도 흔하게 파는 복분자이지만, 아빠 마음은 그래도 직접 정성들여 키워 엄마에게 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 저녁 해가 질 때였지만 하루 해를 받은 뒤라 후끈해진 날씨에 땀 흘리시면서 복분자를 따시는 아빠의 모습이 안쓰러워보이긴 했지만,  기력이 떨어지신 엄마를 위해 정성을 다하시는 아빠가 참으로 멋져보였다.

요즘 아빠와 엄마는 외출하실 때나 동네 한 바퀴를 도실 때, 나란히 손을 잡고 가신다. 불과 5~6년 전까지는 상상도 못했던 모습이다. 무뚝뚝했던 아빠는 아마 중풍을 앓으신 후로 한쪽 다리에 힘이 부족해 자꾸 넘어지는 엄마를 위해 당신의 한 손은 내어주신 것 같다. 칠순이 가까우신 두 분이 손을 꼭 잡고 집대문을 나서시는 모습이 눈물겹게 애틋해보였다.

아내를 위해 복분자를 키우고, 아내가 넘어질까 안절부절하며 손을 꼭 붙잡고 다니는 칠순의 남편, 남편에게 귀여운 투정과 웃음을 주는 50평생을 같이 한 늙은 아내.. 이것이 나의 부모님의 모습이다. 빠듯한 살림에 힘든 날이 많으셨을텐데도 지금 이렇게 서로 의지하면서 인생의 황혼을 물들이고 계신 두 분께 새삼스레 고마워진다.

청년부부의 사랑이 어여쁜 꽃과 같다면 노년부부의 사랑은 반평생을 서로의 곁에서 뿌리박고 사는 나무와 닮아있지 않을까...부모님의 손잡은 뒷모습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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